특별기고
망해봉에서 옥포만으로!

전투발전단장 소장 윤연

 지난 4년 동안 행복과 역경을 함께 하여온 해군사관학교의 둥지를 박차고, 푸른바다에서 마음껏 꿈을 펼쳐나갈 54기 초급장교 여러분! 4년간이라는 어렵고 힘든 생도생활을 마치고, 새 밀레니엄 소위로 임관하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지금까지는 망해봉에서 옥포만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왔지만, 이제는 옥포만에서 망해봉을 바라보며 생도생활 동안 배운 지식과 체력, 그리고 리더쉽을 바탕으로 꿈을 펼칠 시기가 왔습니다. 그러나 해군 장교 생활이 결코 '장미빛 인생'이라든가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도 아니며 이젠 어느 누구도 힘차게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여러분을 인도해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스스로 길도 찾고, 역경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합니다. 그런 여러분에게 해군생활의 30년을 이미 경험한 선배장교의 한 사람으로서 초급장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생도 생활의 정신자세로 미래를 개척하자! 졸업 후 처음 실무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사관학교 Bottom 생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사관학교에 입교하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1학년 생활은 생도생활 중 가장 힘들고 어려운 기간이지만, 생도 4년 생활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해주는 중요한 기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위 생활도 똑같습니다. 함정에서 가장 아래 장교로서 가장 바쁘고, 고달픈 가운데서도 여러분은 부하의 어려움을 헤아려야 하고, 폭넓은 해군지식을 습득해야 하는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시간 속에서 많은 초급장교들이 자신의 존재를 쉽게 망각하고, 인생 목표와 계획을 바꾸기도 합니다. 그 짧은 시간이 해군 장교 생활의 모든 것인 것처럼 착각하고 포기하는 것은, 마치 생도 1학년 생활이 생도생활의 전체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소위 생활 1년은 긴 해군 생활을 준비하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옛 말에도 고진감래라 하였습니다. 고난과 어려운 속에서 맺은 열매는 그 어떤 것보다 값지고 훌륭한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그러한 어려운 생활과 시간이 없다면, 장차 지휘관으로서 "포연탄우 생사간에서 과연 부하를 지휘하고, 부하의 생명을 책임질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항상 어려울 때 더 어려운 삶과 자신의 목표를 생각하며, 그 어려움을 큰 결실을 맺기 위한 시련의 시간이라 생각하기 바랍니다. 결국 초급 장교 생활이 미래 해군의 역군으로서 이지스 구축함, 잠수함, 항공모함의 함장 그리고 사령관으로서의 임무를 굳건히 수행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처음 그 마음을 잊지 말고 깊이 간직하여, 생도생활의 정신자세로 미래 목표를 향해 묵묵히 그리고 힘차게 전진해야 합니다. 훌륭한 리더쉽을 갖춘 초급장교가 되자! 졸업과 동시에 제일 먼저 직면하게 되는 문제이자, 장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하를 지휘, 통솔하는 것입니다. 4년간의 생도 자치제도에서 후배 생도들을 지휘하며 리더로서의 자질을 배웠습니다. 역사상으로 많은 전략가와 현자들이 이러한 리더쉽에 대해 말했고, 현대의 사회에서도 경영마인드를 통해 리더쉽에 대하여 강조하며, 리더쉽에 대한 논문과 책들이 무수히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과거나 현대나 리더쉽은 조직의 흥망성쇄를 좌우하는 중요요소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연구와 발전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여러 지휘관을 거치면서 초급장교들이 부임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리더쉽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초급장교들이 주어진 직책에 대해 적응력이나 업무 수행 능력은 우수하나, 의외로 부하에 대한 관심과 지휘역량은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업무를 위해서는 밤을 새워 일하면서, 부하의 고충이나 어려움에 대해서는 다소 무관심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간혹 함정에 처음 부임한 초급 장교들이 계급에 희한 명령과 지시만으로 후배생도들을 지휘하듯이 획일적으로 부하를 지휘하려 하고, 거기에서 발생되는 어려움과 문제로 고심하는 후배장교들이 많이 있습니다. 후배생도들은 같은 생각과 나이를 가진 다소 획일적인 특성을 가진 조직이지만, 실무 부대는 수병, 하사, 중사, 상사, 원사까지 다양한 계급구조, 연령층, 학력 수준 등이 다른 조직입니다. 여러분은 사관학교와 실무부대와는 지휘의 대상과 환경이 많이 다름을 깨달아야 하고, 그 계급과 나이에 맞는 적절한 리더쉽을 발휘하여야만 합니다. 알지 못하면 부하를 지휘할 수가 없다! 초급장교로서, 통신관, 갑판사관, 대잠관 등의 여러 직책을 맡게될 것이고, 맡은 그 분야에서는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임무는 그 누구도 대신 하여 주지 못합니다. 전시에 혹은 위기시에 여러분의 지식이 함정의 생사를 좌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군의 특성상 함정을 모르고는 배를 지휘할 수가 없고, 직책에 대한 전문성이 없이는 부하를 다룰 수가 없습니다. 실력 있는 초급장교, 알려고 노력하는 초급장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리더쉽에 대한 지시기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초급장교 시절부터 작은 분대단위의 부하를 통솔하면 몸소 체험한 산지식과 간접적인 독서로 지식을 함양함으로써 계급이 올라감에 따라 대부대를 지휘 할 수 있는 능력이 차츰 쌓이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작은 리더에서 큰 리더에서 큰 리더로 커 가려면 그 계급에 맞는 지식함양과 리더로서의 덕목을 쌓아야만 합니다. 솔선수범과 모범은 초급장교의 멋이다! 사관학교 초급장교로서 군인의 표상이 되어야 합니다. 장교들에게 주어진 권한만큼이나 책임과 의무가 중요합니다. 자신 스스로가 모범이 되어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다는 것을 부하에게 보여줌으로써 부하에게 귀감이 되고 신뢰를 심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부하들은 장교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르게 될 것입니다. 생도생활에서 상급생이 솔선수범하지 않고 후배에게 강요만 한다면 후배들의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실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 스스로가 언행일치와 솔선수범 함으로서 부하에게 존경과 신뢰를 이끌어내고, 권한을 엄숙하게 행함으로서 부하들을 진정한 인간적인 마음으로 따라오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지게 된 것을 축하드리며, 멋진 소위가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