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54기 졸업을 축하하며...

 우수, 경칩을 보내고 완연한 새 봄을 맞이하며, 이제 우리는 지난 4년간 옥포만의 품안에서 가르치고 단련시킨 젊은이들을 새 천년을 맞이하여 새 희망 가운데 대양해군의 새 시대를 설계하는 해군의 최전선 각 부대 초급 간부로서 출정시키려하고 있다. 임관하는 54기 신임 소위들은 이제까지 어느 선배들도 가질 수 없었던 새 천년 첫 기수의 영광을 가짐과 아울러 새 시대의 새로운 해군 건설의 초석이 되어야하는 크나 큰 책임도 함께 가지게 되었다. 이들 청년 장교의 희망찬 미래에 아낌없는 축복과 무운장구를 기원하며, 선배 장교와 국민 모두의 염원을 담아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사관학교를 졸업하는 것은 한 교육과정의 완성일 뿐이며 모든 배움의 종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졸업을 보는 시각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은 흥미론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양, 특히 우리 나라에 있어서 졸업은 소정의 힘든 과정을 마친 결과 그 것만을 중요시 하여 축하하는데 비해, 서양, 특히 영어권 사람들에 있어서 졸업(commensement)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 준비의 완성으로서의 의미를 더 중요시한다. 신임 소위 여러분의 임관을 우리 모두가 축하하여 마지않는 것은 어려운 과정의 성공적인 이수자로서 뿐만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를 완수한 것에 대한 격려이며, 때문에 여러분은 이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새롭게 또 다른 배움의 세계로 나아갈 각오를 다져야한다. 새로운 임지에서 부여된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청년장교로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잃지 않는 가운데, 겸손한 배움의 마음가짐으로 자욕다움의 참된 이치를 깨닫게 되길 바란다. 이것이 여러분이 모교에서 늘 참구하던 첫 번째 교훈 '진리를 구하자'를 실천하는 길이다. /사관학교를 졸업하는 여러분에게 국민과 해군이 기대하는 것은 국토방위를 담당하는 군의 간부로서 해군의 빛과 소금의 역할이다. 충무공 이순신장군은 오지인 첫 근무지에서 삼도 수군 통제사로서의 최후 임무를 다할때까지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매사에 공명정대함을 잃지 않았으며, 솔선수범의 지휘자세를 보여 줌으로써 임진왜란 당시 온 국토가 왜군의 말발굽에 유린당하고 조정의 상하가 우왕좌왕 할 때, 조국의 빛이 되고 혼란한 조저의 소금이 될 수 있었다. 제 54기 신임소위 여러분도 임지로 향하면서 국민과 해군이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를 잊지 말고 늘 자신을 갈고 닦아 장교의 책무를 다함으로써 국민의 사랑과 신뢰 속에 완벽한 조국 해양수호의 임무를 완수하는 해군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한다. 이것이 여러분이 모교에서 늘 참구하던 두 번째 교훈 '허위를 버리자'를 실천하는 길이다./사관학교를 졸업하는 여러분에게 국민과 해군이 요구하는 참된 군인으로서의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한다. 국난 시에 떨쳐 일어나 국토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숭고한 사명을 부여받은 군의 일원이 된다고 하는 것은 일반 국민이 가질 수 있는 평범한 삶과 일상이 행복들을 포기해야 함을 의미한다. 때문에 참된 군인의 삶에는 명예가 주어지는 것이다. 군인에게 주어지는 명예는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것이지만, 명예는 많은 경우 개인 행복을 희생하고서야 얻을 수 있다. 여러분은 이제 조국이 여러분에게 부여한 신성한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국민의 진실한 사랑과 존경과 신뢰를 받음으로써 진정한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군인의 길을 걸어 가야한다. 이것이 여러분이 모교에서 늘 참구하던 세 번째 교훈 '희생하자'를 실천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