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기 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

  대통령  치사

 

  친애하는 해군사관학교 제54기 졸업생 여러분, 조성태 국방장관, 조영길 합참의장, 이수용 해군참모총장, 그리고 모든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대한민국의 영예로운 해군 장교로 탄생한 여러분의 졸업과 임관을 우리 다같이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을 오늘의 자랑스러운 해군장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해군사관학교장 송근호 제독과 교수들, 그리고 훈육관을 비롯한 관계관들의 논고를 치하합니다. 아울러 정성을 다해 여러분을 보살펴주신 학부모 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졸업생과 해군장교 여러분, 학부모와 해군사관생도 여러분!
 나는 무엇보다 먼저 작년 6월 연평해전에서 큰 성과를 올리는데 공헌한 해군을 치하하고자 합니다. 53년 휴전이후 북한은 청와대 습격사건, 울진,삼척 공비 침투, 판문점 도끼만행, 아웅산 사건 등 무력도발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도발을 군사적으로 응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확고한 안보의지와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연평해전이 일어났을 때, 국방장관에게 다음 네가지를 지시했습니다. "첫째, 북방한계선을 꼭 지키시오. 둘째, 우리가 먼저 발포하지 마시오. 셋째, 북한이 발포하면 단호히 분쇄하시오. 넷째, 전쟁으로 확대대지 않도록 유의하시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군은 이런 나의 지시를 충실히, 그리고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이로써 우리 군의 사기는 충천하게 되었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욱 높아졌으며, 세계는 우리의 빠르고 치밀한 대응능력에 경탄했습니다. 그리고 전쟁으로 확대시키지 않는 성숙된 자세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우리 해군은 이번 해전을  통하여 임진왜란 당시 침략자들을 격퇴하고 나라를 구한 이순신 제독의 후예답게 빛나는 업적을 보여준 것입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려 이처럼 자랑스러운 해군장병 여러분에 대해서 최고의 영광과 치하를 보내는 바입니다.
 졸업생과 해군장병 여러분!
 우리 군의 이같은 확고한 안보태세는 국민의 정부 아래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경제위기를 이겨내며, 대북포용정책을 추진하는데 굳건한 초석이 되어 주었습니다.
 지금 이 나라 민주주의는 전례없이 발전되고 있습니다.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시위, 집회, 태업의 자유가 보장된 가운데 이 땅에서 최루탄과 화염병이 사라졌습니다. 수많은 개혁 입법이 실현되었습니다. 2년전 국가파산의 위기에 처해 마이너스 5.8%까지 추락했던 경제성장률을 작년에는 플러스 10.2%의 성장으로 되돌렸습니다. 6천달러대로 내려갔던 국민소득은 다시 1만달러로 회복됐습니다. 물가, 금리, 환율도 모두 안정되었습니다.
 특히 97년말 39억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고는 이제 800억 달러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7대 순채국이 되었습니다. 이런 성과에 대해 세계가 놀라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튼튼한 안보위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그처럼 확고한 안보 태세 위에 대북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여 남북한 화해. 협력의 큰 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런 햇볕정책에 대해 미,일은 물론 전세계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 러시아, 베트남, 몽골, 이집트가지 이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유럽방문에서 확인한 것은 유럽의 많은 정,재계 지도자들이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회복,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적극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경제면에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3국은 141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와 함께 중소기업과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한 협력, 유라시아대륙을 관통하는 초고속 정보망의 건설 등에 대해서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은 참으로 창창하다는 것을 나는 이번 순방을 통해서 절감했습니다.
 졸업생과 학부모, 그리고 해군장병 여러분!
 우리 한국은 21세기에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우리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 그리고 급변하는 세계와 호흡할 수 있는 우리 국민의 저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라는 세계의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가 과거에는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침략을 받아야 했고, 냉전시대에는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제국주의 시대는 갔습니다. 대국도 소국도 없는, 자유로운 경쟁과 협력의 시대에 들어선 것입니다. 우리 한국은 4대강국을 지근거리에 두고 큰 배후 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계 각국이 다투어 우리에게 투자한 것도 이러한 동아시아 시장 진출에 대한 거점으로 한국을 생각하는 기대감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편, 지식, 정보화혁명으로 집약되는 21세기의 변화에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민족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은 교육의 전통과 교육열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교를 받아 들이면 해동불교로 발전시켰고 유교를 받아들이면 조선유학으로 재창조시킨 저력을 가진 지식과 문화창조의 민족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우리 민족의 모험심과 지적 창의력 또한 세계로부터 평가받고 있습니다.우리 나라는 인터넷 사용자가 미국 다음으로 많은 나라입니다. 지금 인터넷  사용인구는 1천만명인데 금년말까지 2천만명이 될 것입니다. 나는 이번 유럽 여행을 통해서 우리의 정보화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앞장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한반도를 평화의 지대로 만드는 일입니다. 평화없이는 민주주의도 정보화도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 막중한 임무의 일익을 여러분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 우리 군이 나아가야 할 길은 분명합니다. 바로 평화를 향한 길입니다. 그러려면 평화를 향한 강한 의지와 평화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군은 언제나 육,해,공군이 하나가 되어 최상의 안보태세를 갖추고 있어 합니다. 긴밀한 한.미 연합방위대세도 더욱 공고히 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해군은 국가간 교류, 협력의 무대인 동시에 분쟁의 가능성이 그치지 않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평화를 지키는 데 힘써야 합니다. 세계 1위의 조선 대국이자 7위의 해운국가인 우리 나라가 세계 5대야을 자유롭게 누비고 발전함으로써 이순신 제독과 장보고 장군의 영광을 다시 이룩하도록 우리 해군이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지난해 해군은 서해안에 전지기지를 마련하고 국산구축함을 비롯한 첨단 입체전력을 확보함으로써 대양해군 건설을 위한 계획 차질없이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해군의 노력과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과 해군장병 여러분!
 나 역시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9일 내가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남북간 화해협력을 위한 선언을 한 것도 우리 국민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국내외에 천명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선언의 요지는 첫째, 우리 정부는 정부간 대화를 통해서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의 화해와 협력 제안에 적극 호응하라는 것입니다. 셋째는 무엇보다 이산 가족 문제해결에 나서라는 것이고, 넷째는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을 위한 특사교환을 수락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길만이 북한도 살고, 남한도 이롭고, 7천만 민족 모두가 전쟁의 두려움 없이 안심하며 살 수 있는 성공의 길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나는 임기 3년동안 국민과 우리 국군의 동참속에 한반도에서 냉전의 그늘을 거두고 온 겨레가 함께 평화공존하고 상부상조하는 그런 내일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과 해군장병 여러분!
 우리는 두 번 다시 19세기 말의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세계의 흐름에 뒤쳐져서 나라와 민족을 파멸로 이끄는 일을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비록 산업화에는 뒤졌지만 21세기의 지식정보화시대에는 앞서나가야 합니다.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도 컴퓨터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세계의 언어인 영어에 능통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장보고, 이순신 장군의 혼이 살아서 숨쉬고 있습니다. 그 위대한 선조의 위업을 오늘에 되살려 세계 일류국가로 힘차게 도약해 나갑시다.
 국가해양안보를 위해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에게 나의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여러분의 임관을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무운과 영광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